하반기 금감원 검사 앞둔 KB증권…'PF 충당금 충분할까?' 커지는 우려
입력 2025.04.29 07:00
    안산 물류센터發 국내PF 익스포저 확대
    LG CNS 스마트시티 사업도 부실자산
    충당금 적립 더뎌…'향후 반영 규모 급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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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감독원의 하반기 정기검사를 앞두고 KB증권의 재무건전성에 대해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부터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산에 대해 충당금을 본격 전입하기 시작했는데, 안팎에서 '현 수준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까닭이다. 

      금융권에서는 증권사 PF 관련 금감원의 '특별감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중이다. 같은 맥락에서 향후 KB증권의 충당금 적립 규모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27일 증권가에 따르면 KB증권은 그간 해외부동산 위주로 충당금을 적립했다가, 지난해 말 국내 부동산 자산군에 대해 충당금을 전입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20억원 환입) 대비 증가한 수치다. 다만 PF 리스크 확대와 자산건전성 우려를 감안할 때, 해당 규모는 실질 리스크에 비해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충당금이 본격 전입되기 시작한 시점은 2023년 말이다. 다만 그 이후에도 전입 규모 자체는 타 대형사 대비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1분기 200억원이라는 전입 규모도 전체 PF 자산 규모를 감안하면 '기초적 대응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많다.

      KB증권의 익스포저가 존재하는 대표적 고위험 자산군으로는 △시화MTV △원시동 물류센터 개발사업 △안산 그레이박스 등이 거론된다. 이들 자산은 그룹 차원에서 KB금융 계열사들이 참여한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다. KB증권 역시 구조화 과정에서 셀다운, 지급보증, 또는 PF 참여 지분 등의 형태로 일부 위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업계에선 안산 지역 물류센터 관련 손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안산 지역 익스포저만 약 1500억원 규모로, 실질 회수가 불가능하거나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자산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해당 자산들 중 일부는 이미 대물변제 방식으로 처리돼, KB금융이 직접 자산을 떠안은 상태지만, 이에 대한 충당금 반영은 제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 추진됐지만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 처한 '그레이박스' 프로젝트 역시 대표적 사례다. 총 3000억원 규모로 개발된 해당 자산은 KB자산운용 등이 인수했지만 해당 자산에 대한 임차인 유치가 지연되고 있어 수익 발생이 사실상 정지된 상태다. KB자산운용 등은 어쩔 수 없이 자산의 장기 운용을 감안, 새로운 대출기관을 통한 자금조달과 재무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더해, LG CN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한 스마트시티 조성 프로젝트 역시 지연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20년부터 추진됐으나 현재까지 실착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사실상 사업화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역시 자산가치가 전부 반영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B증권 내부에서도 충당금 전입 지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감원이 최근 '캡티브 영업' 관행에 대한 증권사 현장조사에 착수하면서 일부 PF 관련 자산에 대해 조사를 병행하는 정황이 제기됐는데, 일부 실무조직에선 이를 특별감사의 전조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금감원 측은 “하반기 정기검사 외 별도 조사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주 차원에서도 KB증권의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와 충당금 적립 현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는 물론, 신용평가업계에서도 향후 관련 리스크가 표면화될 경우, 충당금 적립 압박이 단기간 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전반에 PF 익스포저가 많고, 충당금 이슈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며 "KB증권은 그간 대응이 비교적 느린 편이었고, 그만큼 향후 반영 규모가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증권 측은 "매월 손실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외부기관의 평가 및 내부 평가 기준을 기초로 충당금을 지속 적립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