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 지분 67% 못맞추면 FI 수익률 6%에서 8%로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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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아워홈을 인수한 후 지분율을 67% 수준까지 끌어올리지 못하면 재무적 투자자(FI)에 수익률을 더 얹어줘야 하게 된다. 재무부담을 줄이려면 FI 투자 기간 중 구지은 전 부회장 쪽 지분을 더 사들이거나 적격상장(Q-IPO)에 나서야 할 전망이다.
28일 M&A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5월 중 아워홈 경영권을 인수한다. 당초 4월29일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었으나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늦어지며 일정이 뒤로 밀렸다.
한화그룹의 인수 대상은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 등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58.6%고, 거래 규모는 8700억원이다. 이 중 50.62%(7500억원 규모)를 먼저 인수하고, 구본성 전 부회장 지분 중 8%(1200억원)는 향후 2년 안에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자금 7500억원 중 5000억원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FI인 IMM크레딧앤솔루션(이하 ICS)이 반씩 대고, 나머지는 우리은행 주선의 인수금융을 활용한다. 인수금융 만기는 2년, 금리는 4%대다.
일단 한화그룹은 ICS엔 내부수익률(IRR) 6%를 보장하기로 했다. 5년의 투자기간을 감안한다면 ICS가 회수할 때는 아워홈 기업가치가 2조원 수준은 돼야 하는 셈이다.
ICS의 아워홈 투자 조건에는 IRR 상향과 관련된 내용도 담겨 있다. 투자 후 5년이 되는 시점에 한화그룹의 아워홈 지분율이 67%에 미치지 못할 경우 보장수익률이 6%에서 8%로 2%포인트 인상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FI에 돌려줄 금액이 수백억원 늘어나게 된다.
해당 조건을 넣은 것은 한화그룹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노력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분율 67%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에 해당한다. 이 정도 지분을 확보하면 소수주주의 의견에 구애받지 않고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화그룹 입장에선 나머지 주주인 구지은 전 부회장(지분율 20.67%), 구명진 씨(19.60%) 중 적어도 한 쪽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구지은 전 부회장이 매각 반대 의사를 밝혀 왔고, 구명진 씨도 뜻을 함께 하는 터라 두 자매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워홈은 정관상 일반결의로 유상증자를 진행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한화그룹이 대규모 자금을 넣어 지분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구지은 전 부회장이 우군을 모아 증자에 참여하면 일이 꼬이게 된다. 재벌가가 협의 없이 다투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기관투자가(LP)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아워홈 지분율을 67%까지 높이지 못하면 보장 IRR이 6%에서 8%로 올라간다"며 "투자 기간 중 구지은 전 부회장 지분을 인수하거나 적격상장을 하면 보장수익률 상향 부담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