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부문 체면 세워 '무난한 인사' 전망
미래 먹거리 사업 중심의 효율 인사 관측
-
미래에셋그룹이 올해도 업계에서 가장 먼저 정기 인사 절차에 착수한다. 그룹 차원에서 집중하고 있고 호실적을 보이는 글로벌·WM·트레이딩 부문이 주목된다. IB 부문도 양호한 실적을 보이면서 올해 문책성 인사보다는 발탁 인사가 있을지가 관심사로 꼽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이르면 10월 넷째주부터 계열사 부문 대표급 인사를 시작으로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올해도 업계 중 가장 빠르게 조직 정비에 착수한 가운데, 대표 인사 발표 이후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미래에셋은 2년 전 창업 멤버인 최현만 전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마쳤고, 지난해 김미섭·허선호·이정호 미래에셋증권 사장이 신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에는 최고경영진 단계의 대대적 인사 가능성은 낮다는 분위기다.
올해 전반적으로 증권가가 호실적을 내는 가운데 미래에셋도 상황이 나쁘지 않다.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의 세전이익은 5202억원으로, 목표로 한 ROE 10%도 넘어섰다. 박현주 회장이 특히 글로벌 부문의 성과에 만족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련 부문 인사에 대한 기대감은 있다.
올해 미래에셋그룹의 운용자산(AUM)은 창립 후 28년 만에 1055조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6641억원, 영업이익은 846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해외법인에서 창출된 세전이익은 2238억원으로 전체 세전이익의 26%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회사 조직도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창업주 겸 글로벌전략가(GSO) 회장의 이름을 새롭게 올렸다. 박 회장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장기 방향을 수립하고 해외 사업 기회 발굴을 총괄한다.
미래에셋 인도법인은 지난해 말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을 인수해 ‘미래에셋쉐어칸’을 출범시켰다. 인수 직후에는 아쉬운 성적을 보였지만, 인도 증시가 반등하고 경제 전망이 개선되면서 향후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스와럽 모한티 인도법인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인도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김영환 혁신·글로벌경영부문 대표를 필두로 성과를 냈다. 지난해 사장이 된 만큼 부회장 승진은 이르단 시각도 있다.
이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 ETF’가 국내 ETF 역사상 처음으로 순자산 10조원을 돌파했다. 미국 및 국내 증시 랠리에 힘입어 ETF 순자산이 급증하는 등 올해 호실적이 예고된다.
또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년 소송 끝에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과 벌여온 서울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전면 승소하며, 계약금 2000억원 전액과 지연 이자 및 중재 관련 비용 일체를 돌려받을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WM과 S&T(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이 실적을 이끌었다. 국내 거래대금이 늘면서 브로커리지 관련 수익이 증가했다. WM의 고객 자산은 처음으로 450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룹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어 온 퇴직연금 사업은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은 S&T, 파생, 채권, PI 등 4개 부문을 통합해 트레이딩 사업부를 출범시켰다. 증권가에서 S&T 실적이 두드러진 가운데, 올해 미래에셋증권도 S&T를 비롯해 채권·PI 등 각 부문이 고르게 호실적을 냈다.
지난해에는 시장 침체로 인한 실적 부진과 인력 이탈이 이어지면서 IB 부문이 주목받은 바 있다. 올해는 IB 부문도 양호한 실적을 내며 체면을 세운 분위기다. 현재 강성범 부사장(IB1부문 대표)이 이끄는 기업금융 부문은 지난해 대비 20~30% 수준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며, 올해 목표치의 130%를 이미 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금융 주선, IPO 대표주관, 회사채 부문 등에서 전반적으로 수익을 냈다.
ECM 부문에서는 IPO 대표주관 실적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LG CNS, 서울보증보험, 달바글로벌 등의 굵직한 공모를 도왔다. 이에 상반기에는 리그테이블 기준 IPO 주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수수료 수익보다는 투자 수익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대표 주관을 맡게 되면 일정 금액을 PI(자기자본) 투자에 투입하게 되는데,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이 상승장에서 주가 상승을 보이면서 해당 투자 수익이 실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DCM 부문도 시장 호황에 힘입어 목표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거절하며 한화그룹과 관계가 한때 소원해졌으나, 최근 다시 소통을 재개하는 분위기다. 3900억원 규모를 미래에셋증권이 총액 인수한 하이브의 4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는 하이브의 대내외 이슈로 한때 투심 우려가 있었지만, 올해 하이브 주가가 반등하면서 잔여 물량 셀다운(재매각)도 완료된 것으로 전해진다.
IB 부문에서는 올해 추가 인력 이탈이 나타나지 않았고, 신입 및 경력 채용을 통해 인력 보강에 나서 조직이 재정비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반적으로 무난한 성과를 보였기 때문에 인사는 안정적으로 갈 것으로 보이지만, 회사 전반이 글로벌·디지털 전환 등 미래 먹거리 마련에 집중하고 있어 해당 부문들에 힘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