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평균 10.2%에 못 미쳐
전국 영업·가계 대출 확대도 더뎌
회장ㆍ행장 분리 착수...'영업통' 앉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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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시중은행으로 새 출발한 iM뱅크가 기대보다 더딘 방향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수익성, 건전성 측면에서 4대 시중은행과 비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수도권 및 전국구 영업 확대, 담보 위주 가계대출 비중 확대 등의 목표도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긴 이르다는 평가다.
iM뱅크에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6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41억원) 증가했다.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자이익이 4.2%(488억원) 감소했지만, 비이자이익(330억원)이 증가하며 일부를 방어했다. 충당금전입액이 636억원 감소한 점도 영향이 컸다.
3분기 말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1.77%에서 1.82%로 급상승했지만, 연체 이자 회수 등 일회성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iM뱅크의 NIM은 시중은행 전환 후 올 상반기까지 매분기 하락을 거듭한 바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은행 표면 NIM이 1.82%를 기록했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 NIM은 1.76%로 추정된다"며 "실질 NIM은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iM뱅크로서는 역대 최대 실적이었지만, 성장 속도는 다른 시중은행에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순익이 9.2% 감소한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KB국민은행 28.5% ▲신한은행 8.2% ▲하나은행 12.7% 등으로 대부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방은행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부산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강정훈 iM뱅크 CFO는 지난달 31일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 당시 저금리 국면에서 실행한 5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리프라이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연간 280억~420억원 정도의 마진을 내년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건전성 측면에서도 불안감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iM뱅크의 3분기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84%로 작년 말 0.74%보다 0.1%포인트(p) 올랐다. 이 기간 연체율은 0.2%p 오른 0.82%로 나타났다. 3분기 4대 시중은행의 평균 NPL 비율은 0.33%, 연체율은 0.34%로 이보다 한참 낮다.
iM뱅크는 작년 5월 시중은행 전환 당시 ▲수도권 및 전국구 여신 비중 확대 ▲우량 담보 위주 가계대출 비중 확대 ▲거점지역 중심으로 효율적 성장 등의 경영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중 가계대출의 경우 정부의 규제로 확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3분기 원화대출 중 가계 대출 비중은 37.1%로 전년동기 36.5%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전국구 영업 확대도 아직 쉽지 않은 상황이다.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과 함께 전국에 14개 점포를 새로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경기·강원 등에 신규 점포 6곳을 세운 상태다. 여전히 전체 영업점의 86%가 대구·경북 지역에 위치해있다.
개인 아웃바운드 영업인 PRM(Professional Relationship Manager)의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PRM은 소속 지점 없이 개인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대출을 취급하는 1인 지점장이다. PRM 여신 잔액은 작년 3분기 4조4956억원에서 매분기 성장해 현재 4조7098억원까지 늘었다.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 후 첫 행장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iM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달 행장 선임 관련 절차에 돌입했다. 지금까지는 황병우 iM금융 회장이 행장을 겸임했는데, 회장 역할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경영승계 절차가 시작됐다.
차기 행장직은 iM뱅크 사정에 정통한 내부 인력이 물려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타 금융지주처럼 지주는 전략에 집중하고, 은행은 영업통에 맡길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재 강정훈 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김기만 수도권그룹 부행장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황병우 회장이 시중은행 전환 후 경영 안정화에 방점을 찍었다면, 이제는 차별화를 해내야 할 시점"이라며 "금융당국조차도 아직 지방은행과 동일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극복하는 게 차기 행장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