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는 이미 '한겨울'...연체채권 회수율 줄고 차입금리는 상승 일로
입력 2025.11.12 07:00
    연체채권 회수율 역대 최저 수준 기록
    1~3분기 대손비용은 전년 대비 13% 증가
    총차입금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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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업계의 실적이 3분기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업황 악화로 실적 확보가 어려운 데다 총차입금리마저 상승하는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연체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특히 삼성카드는 연체채권 회수율이 낮아지면서 대손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각 사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 등 전업카드사 6곳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6893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91억원) 대비 16%(3298억원) 감소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6개사의 순익은 12.7%(834억원) 감소한 5741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누적 기준,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의 순익이 감소했다. ▲삼성카드 4973억원(-6.4%) ▲신한카드 3804억원(-31.2%) ▲KB국민카드 2806억원(-24.2%) ▲하나카드 1700억원(-7.8%) ▲우리카드 1060억원(-24.3%) 등이었다. 현대카드는 6.2% 증가한 2550억원이다.

      대출 규제에 따른 카드론 영업 축소, 수년간 지속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경기 침체 영향으로 건전성이 악화하며 대손비용이 증가했다.

      특히 삼성카드의 1~3분기 대손비용은 55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3분기에만 1933억원을 쌓았다. 전년 동기 1711억원에서 13% 증가했다.

      타 카드사와 달리 삼성카드는 부실채권을 상·매각하지 않고 직접 관리한다. 문제는 차주들의 상환능력 악화로 연체채권 회수율이 뚝 떨어진 점이다. 워크아웃 등 개인회생 신청접수 규모가 증가하면서 회수 환경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말 삼성카드의 90일 이하 연체채권 회수율은 35.3%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전년 동기에는 39.6%였고, 올해 1분기에는 62.6%까지 상승했던 바 있다. 30일 이하 연체채권 회수율도 전년 동기 64.8%에서 61%로 뚝 떨어졌다.

      여기에 과거 저금리 시기 조달한 채권들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는 탓에 회사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삼성카드의 총차입금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약 3조9000억원 규모의 잔여 만기 1년 이내 회사채 및 ABS 평균 조달금리는 약 2.3%로 향후 1년 동안 이들의 만기가 도래할 경우 총차입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총차입금리 상승세는 내년 하반기 중 멈추고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연체율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9월말 연체율은 1.01%로 전분기 대비 0.06%p 하락했다. 1분기 말 1.12%를 기록한 뒤 2분기 연속 내렸다. 회사 측은 "우량회원 및 신용판매 중심의 취급액 증가에 따라 연체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전성 개선 속도는 다소 둔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7월부터 전 국민에 민생회복소비쿠폰이 지급됨에 따라 취급액이 증가한 영향이 있어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쿠폰 발행 후 자영업자 매출이 늘어나 카드업계 전반이 건전성 개선 효과를 봤다"며 "카드론 잔액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기 때문에 앞으로도 연체율이 이 같은 속도로 하락한다고 확신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9월 말 기준 6개사의 평균 연체율은 1.32%로 전분기(1.42%) 대비 0.1%포인트(p) 감소했다. 현재 삼성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6조원으로 전년 동기(5조7000억원)보다 5.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