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예심 청구·토스 상장 시동 임박
네파-두나무도 결합 후 수년 내 상장할 듯
전방 호재에 맞춰 디셈버·아이쿠카 등 투자 유치
수익모델·AUM 증명이 성패 가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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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토스의 나스닥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가고,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으로 초대형 핀테크 플랫폼 등장이 예고되면서다. 전방 대형 업체들이 몸집을 키우고 자본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자 후방 스타트업들도 이번 흐름에 수혜를 볼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분위기다.
11월26일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기업결합을 공식화하면서 초대형 핀테크 플랫폼이 출범을 알렸다. 검색·AI·결제·디지털자산을 한 축으로 묶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업계 판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시장에선 네이버파이낸셜이 향후 상장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기도 하다.
다른 핀테크 업체들은 상장에 고삐를 죄고 있다. 토스는 글로벌 CFO 영입 등 상장 실무 절차를 대부분 마치며 미국 나스닥행이 사실상 막판 단계에 들어갔고, 케이뱅크도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대형사들이 잇따라 자본시장에 등장하며 핀테크 섹터로도 시장 시선이 쏠리는 모습이다.
정부도 힘을 보탠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향후 5년간 7조원을 AI·핀테크 분야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케일업펀드·세컨더리펀드 등 구조가 제시되면서, 중·후기 단계 기업 중심의 대규모 자금 공급이 예고됐다.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이런 흐름에 발맞춰 빠르게 몸을 움직이고 있다. 2일 핀테크 업체 디셈버앤컴퍼니는 기관 대상 펀딩을 추진하고 있다. 금액은 약 120억원 규모로, 이번 라운드가 마무리되면 순익분기점(BEP) 구간에 진입하는 것으로 회사는 설명하고 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사재를 투입해 세운 핀테크 업체다. 포레스트파트너스가 2024년 인수했다. 퇴직연금 중심의 자산관리 사업을 키우고 있으며, 2027년 퇴직연금 기반 AUM이 3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내부 전망도 나온다. 현재로서는 IPO와 M&A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청소년 핀테크 플랫폼 아이쿠카도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전략적투자자(SI)를 추가 확보해 100억원 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화결제 핀테크 트래블월렛은 시리즈D 펀딩에 나섰다. 현재 160억원가량을 조달해 펀딩은 대부분 완료된 상태로 전해진다.
그동안 투자업계에서 얼어붙었던 핀테크 업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내년 유동성이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감에 핀테크 업체에도 온기가 돌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아직까지 냉정하게 바라봐야한단 목소리가 작지 않다.
한 VC 심사역은 "수익 모델이 얼마나 명확한지, 회사가 목표로 하는 AUM이 실제로 달성 가능한 숫자인지를 명확히 설명하는 회사는 손에 꼽힌다"며 "여전히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VC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들도 이제는 AI를 사업 구조에 어떻게 녹여내는지가 핵심 과제가 됐다"며 "전방 대형사들의 상장이 원활히 이뤄지면 업계 전반으로 자금이 돌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지만, 규제 변수도 여전해 섣불리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