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兆 '기특 상장' 리브스메드, 알테오젠 쇼크 넘어 바이오ㆍ로봇 덕 볼 수 있을까
입력 2025.12.05 15:28
    1조원대 기술특례 대형딜…247만주 신주 공모
    로봇주 강세·공모시장 훈풍 속 흥행 기대감
    내년 흑자전환·제품 확장 현실성은 여전히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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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의료기기 업체 리브스메드가 1조원대 기업가치를 내걸고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2023년 파두 이후 처음으로 조 단위 몸값을 제시한 기술특례 상장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크다. 리브스메드는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을 장악한 인튜이티브서지컬 '다빈치'의 대항마를 자처하고 있지만, 실제로 성장 스토리가 실적·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평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리브스메드는 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247만주를 전량 신주로 공모한다. 공모 예정금액은 1086억~1358억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1조851억~1조3563억원이다. 수요예측은 10일까지 진행되며, 일반청약은 15~16일, 상장은 24일이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이다.

      리브스메드는 최소침습수술 기구를 개발하는 의료기기 기업이다. 주요 제품은 핸드헬드형 복강경 기구 '아티센셜', 혈관 봉합기 '아티씰', 수술용 스테이플러 '아티스테이플러', 복강경 카메라 시스템 '리브스캠', 수술 로봇 '스타크' 등이다. 회사는 500건 이상의 특허 확보, 보험 적용으로 인한 수술당 60만원대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대표제품인 아티센셜의 '90도 회전 구현'은 회사가 강조하는 주요 기술 포인트다. 기존 로봇 수술 기구가 60~70도 수준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세밀한 수술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의료진 학습 속도, 병원 장비 교체 주기 등 의료기기 시장 특성상 기술 우위가 곧바로 시장 점유율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IPO 시장이 우호적이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로봇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지목하면서 로봇섹터 전반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코스닥 상장이지만 1조원대 규모라는 점도 수급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다. 다만 5일 독일에서의 소송으로 인해 바이오 '대장주'격인 알테오젠의 주가가 10% 넘게 급락한 건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한 기관투자자는 "리브스메드는 로봇섹터로 분류하는 게 적절해보이는데, 최근 로봇주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는 데다 최근 공모시장 분위기가 좋다보니 대부분의 기관들이 보호예수를 걸고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올해 예상 영업손실은 약 120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매출 대부분이 아티센셜 한 품목에 집중돼 있고, 신규 제품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도 불확실하다. 

      회사는 내년 매출 1500억원 달성과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의료기기 시장에서 제품 확산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기 어려운 점은 현실적 제약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다빈치가 장악한 글로벌 시장에서 리브스메드가 의미 있는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선 로봇 제품 상용화 일정과 수익성 확보 전략이 보다 명확히 제시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특례 상장인 만큼 향후 실적 개선 속도와 수익 구조 안정화가 공모가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