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계열사 인사 원칙 '60년대생 OUT'...세대교체 가속화
입력 2025.12.31 07:00
    부행장 13명 교체…영업·WM·CIB 전반 '리셋'
    증권, 60년대 임원 대거 이탈…IB·리서치 젊은 축 전진
    손보도 세대교체…핵심부서 전무 라인 세대 전환
    지주 소비자·영업 핵심 보직에 여성 임원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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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KB금융그룹이 연말 계열사 임원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60년대생 임원들이 대부분 물러났고, 빈 자리를 70년대생 임원들이 전진 배치됐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KB금융 주요 계열사 인사에서 임원 승진·신규 선임의 중심축이 70년대생으로 이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여성 임원들도 주요 보직에 전진 배치되며, 인사 폭과 방향성 모두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KB국민은행에서는 부행장 총 13명이 신규 선임되며 큰 폭의 임원 교체가 이뤄졌다. 기존 1968년~1970년생 부행장 라인업은 1970년대생으로 대거 교체됐다. 영업·WM·CIB 등 은행 핵심 조직 전반에서 책임자급 인선이 새롭게 짜이면서 조직 전반의 세대 구성이 한 단계 내려갔다는 평가다.

      KB증권은 송상은 연금본부 전무를 제외한 1960년대생 임원이 전원 교체되는 등 세대교체 변화를 가속화했다. S&T부문장 겸 세일즈그룹장IB부문장을 담당했던 민시성 전무와 허필성 트레이딩그룹 전무, 임경식 커뮤니케이션본부장 상무 등이 이번 인사 명단에서 모두 빠졌다.

      반면 1969년생인 IB부문장 주태영 전무가 IB부문장 및 IB1그룹장을 맡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김태우 상품전략그룹장, 김동원 리서치본부장, 이환희 강남지역본부장 등 1970년생 초반이 전무로 승진하면서 주요 인사들이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로 채워졌다.

      KB손해보험에서도 세대교체 기조는 이어졌다. 1973년생인 오병주 경영관리부문장 및 전략본부장(겸임)이 GA영업부문장으로 승진했고 김병수 자산운용부문장, 이오수 자동차보험부문장, 박영미 장기보험보상본부장, 이상규 CPC추진본부장 등 전무 승진 인사들도 1970년생으로 배치됐다.

      여성 임원들의 전진 배치 또한 주목된다. KB금융은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박영세 부행장(CCO) 후임으로 박선현 국민은행 부행장을 은행 소비자보호그룹 부행장 겸직으로 선임했고, 국민은행 곽산업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은 KB저축은행 대표로 추천됐다.

      이번 인사로 인해 현업 부서 일부에서는 고충도 토로하고 있다. 대부분의 임원이 나이를 기준으로 퇴임하게 됐는데, 성탄절 전후로 개인 통보가 이뤄지며 인수인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과주의를 전면에 내세웠으면서도, 결국 연공서열을 따져 은행식으로 '일괄 퇴임'을 진행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1961년생이다. 차기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1964년생,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마치고 지주로 복귀한 이창권ㆍ이재근 부문장은 각각 1965년생, 1966년생이다. 이번에 새로 부문장으로 합류한 김성현 전 KB증권 대표이사는 1963년생이다.

      KB금융의 현 리더십은 1960년대 초반생이 가져가면서, 핵심 실무를 담당할 부행장 및 계열사 임원 라인은 70년대생으로 배치한 셈이다.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양 회장이 3년 연임할 것을 염두에 두고 후계 구도를 짠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전평도 나온다. 양 회장은 내년 11월 첫 3년 임기가 만료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KB금융 계열사 임원 인사의 기조는 70년대생 전면 배치와 여성임원 우대라는 원칙이 명확했다"며 "60년대 후반생 임원 상당수가 일거에 퇴임했는데, 세대교체를 위해서라지만 단기적으로 조직력이 약화하는 상황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