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법 테두리 들어와도…빛 보기까지 산 넘어 산
입력 2026.01.21 07:00
    취재노트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 국회 본회의 통과
    공정성 시비에 장외거래소 인가는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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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큰증권(STO)은 증권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을까. STO 법제화 논의 3년 만에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장외거래소를 통해 전자증권처럼 거래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담담한 모습이다. 심사 공정성 문제로 장외거래소 예비인가에 제동이 걸리면서 시장 출범이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스테이블코인으로 넘어가는 가운데 매력적인 기초자산을 가진 발행사를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국회는 지난 15일 본회의에서 토큰증권 제도화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증권 발행과 유통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토큰증권(STO)은 조각투자의 일종으로 블록체인의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발행한 증권을 의미한다. 주식, 채권뿐 아니라 부동산, 미술품 등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관심을 받았다. STO는 그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한시적 규제 유예를 받았는데, 앞으로는 전자증권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지게 된다.

      증권사로선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한 가지 증가한 셈이다. 주요 수익 모델로는 거래 중개에 따른 매매수수료, 토큰증권이 상장 시 상장주관수수료 등이 거론된다. 주요 증권사들은 2022년께부터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등 STO 시장 맞이에 나섰던 바 있다.

      그런데 정작 법제화가 완료된 지금 증권업계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아직 사업이 가시권에 들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먼저 STO를 유통하는 장외거래소 인가가 늦어지면서 시장 출범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4일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공정성 시비가 휘말리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현재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루센트블록 등이 컨소시엄을 꾸려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당국은 이중 최대 2곳에 예비인가를 내 줄 계획이다.

      증권사들도 STO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 참여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키움증권·카카오페이증권·흥국증권 등),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 컨소시엄(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한양증권 등), 루센트블록 컨소시엄(IBK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 등) 등으로 꾸려졌다.

      업계에선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가 예비인가를 얻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만 최근 루센트블록 컨소시엄이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재검토를 요청했다. 예비인가가 지연되면서 연내 개시를 목표로 했던 장외거래소 일정도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STO 상용화가 수년째 표류하면서 시장의 관심과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조각투자 자산보다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자산을 발굴하는 게 과제로 남았다. 업계는 이를 통해 초기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시장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각투자라는 개념만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를 기대해선 안되고, 어떤 발행사가 어떤 자산을 갖고 있는 지를 파악하는 게 문제"라며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이자 투자처로서 떠오르면서 STO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간 국내 조각투자 시장은 부동산, 저작권, 그림 등 비정형적 자산을 중심으로 했다. 일반 투자자가 가치를 파악하기 어렵고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발행인을 신뢰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미국 등의 시장은 국채, 금, 주식 등 전통적인 금융자산을 기반으로 한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유통 인프라가 갖춰지더라도 실제로 토큰화하여 내놓을 수 있는 수익성 높은 기초자산이 부족하다"며 "향후 국내에서는 STO를 시작으로 실물자산연계자산(RWA) 생태계로 확장될 필요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