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아메리카' 속 4900선 공방 나선 코스피…트럼프發 관세에 코스닥 직격탄
입력 2026.01.21 10:52
    트럼프 관세 변수에 글로벌 리스크 오프…안전자산 선호 재부상
    반도체·車 버티고, 코스닥은 바이오 기대 붕괴에 2%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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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세 위협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하며 국내 증시도 변동성 국면에 들어섰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4900선을 놓고 공방을 이어가며 비교적 선방한 반면, 코스닥은 기대가 선반영됐던 바이오 대형주를 중심으로 2% 넘게 급락하며 대외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21일 오전 장에서 코스피는 장 초반 하락 출발했지만 낙폭을 빠르게 줄이며 4900선 부근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뉴욕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지수 하단을 방어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전날 야간거래(NXT)에서 한때 7% 넘게 급락했으나, 본장에서는 14만9000원 선까지 회복하며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현대차는 전날 대비 10% 이상 상승한 52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기아 역시 4% 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업종별로는 온도 차가 뚜렷했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지수 방어 역할을 한 것과 달리, HD한국조선해양(-3%), 한화에어로스페이스(-1.6%) 등 조선·방산 업종은 약세를 나타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됐지만, 최근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던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는 평가다.

      코스닥 시장은 충격이 더 컸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장 초반부터 2% 이상 밀리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에 나선 가운데 개인 매수세가 이를 받아내는 구도가 형성됐다. 그간 '기대 거래' 성격이 강했던 바이오·헬스케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되며 지수 낙폭을 키웠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알테오젠은 장 초반 16% 넘게 급락했다. 앞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언급됐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에 대한 기대가 컸던 가운데, 전일 공시된 실제 계약 규모가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차익 실현과 실망 매물이 동시에 출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외 환경은 전형적인 '리스크 오프(Risk-Off)'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는 미국과 유럽 간 무역 갈등 우려가 재점화되며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대 중반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 이상 밀리며 6800선을 하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대 후반 급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엔비디아, 테슬라 등 초대형 기술주 종목들이 4% 이상 급락하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흔들리자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했다. 국제 금 가격은 장중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700달러를 돌파했고, 은 가격도 급등했다. 국내 금 가격 역시 21일 오전 기준 한 돈(3.75g)당 86만원을 넘어섰다.

      미 국채 금리는 일본 국채 급락 여파까지 겹치며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했고,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관세 변수와 글로벌 금리 불안이 동시에 작용하며 주식·채권·환율 시장 전반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과 일본 국채 금리 급등이 맞물리며 글로벌 증시 전반에 단기적인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됐다"며 "다만 이번 조정은 정책·금리 변수에 따른 변동성 확대 성격이 강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도 업종의 실적 가시성이 훼손된 국면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수급과 심리 변수에 따라 지수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지만, 이를 추세 전환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숨 고르기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