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C 3조 → 장외 5.3조, 기대치 상향
단일 밸류 적용 어려워 피어 선택이 관건
플랫폼·유통·PB 혼재…정체성 규정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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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무신사가 기업공개(IPO) 예비심사 청구를 오는 7월로 가닥을 잡고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교기업(피어그룹) 설정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무신사가 '플랫폼'으로 평가받을지, '브랜드' 기업으로 분류될지가 공모가 산정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무신사는 씨티와 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기관 대상 논딜 로드쇼(NDR)를 진행 중이다. 본격적인 밸류에이션 논의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5월 이후 구체적인 몸값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무신사의 상장 몸값이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지에 쏠려 있다. 무신사는 주관사 선정 전부터 예상 시가총액이 10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며 올해 최대 '대어'로 언급돼 왔다.
무신사는 2023년 시리즈C 투자 당시 3조원대 중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당시만 해도 상장 당시 기업가치 6~7조원 수준이면 수용 가능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단 평가다.
다만 최근 장외 주가가 상승하면서 시장 기대치도 빠르게 높아졌다. 20일 기준 무신사 장외 주가는 주당 2만6000원대로, 장외 시가총액은 약 5조3000억원 수준이다. 1년 전 주가가 1만3000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장 기대감이 반영된 흐름이라는 해석이다.
핵심은 피어그룹을 어떤 포지션으로 설정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신사의 사업 구조상 기업 정체성을 의류 브랜드로 가져갈지, 플랫폼으로 규정할지를 두고 양자택일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예비심사 청구 및 IR 과정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를 정당화할 수 있는 피어그룹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실제 무신사의 매출 구조는 플랫폼과 유통, 자체 브랜드가 혼재된 형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플랫폼 수수료 매출 비중은 38.44%, 유통 매출 29.48%, 자체 브랜드 매출 29.1%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삼분돼 있다.
이 때문에 사업부별 가치를 합산하는 SoTP(Sum of the Parts) 방식도 거론됐다는 설명이다. 무신사가 PB 브랜드 ‘무탠다드’를 확대하는 동시에 플랫폼 사업도 유지하고 있어 두 가지 성격을 모두 반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증권신고서에서는 플랫폼과 브랜드를 혼합한 밸류 산정 방식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혼합 밸류에이션 방식으로는 까다로워진 상장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관사 PT 단계에서는 몸값을 높이기 위해 SoTP 방식을 제시한 사례가 있었지만 실제 공모 구조에 그대로 반영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며 "결국 플랫폼과 브랜드 가운데 하나의 포지션을 중심으로 밸류 논리가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체성을 브랜드 기업으로 설정할 경우 유니클로 운영사 패스트리테일링이나 자라 등 글로벌 패션기업이 비교군으로 거론된다. 국내 상장 패션기업이 제한적인 데다 원하는 몸값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점도 해외 피어가 언급되는 배경이다.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도 다수 증권사가 패스트리테일링을 주요 피어 후보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플랫폼 기업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더 높은 밸류를 정당화하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본 패션 플랫폼 조조타운의 EV/Sales 배수를 적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가치 산정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다만 플랫폼과 브랜드 성격이 혼재된 사업 구조상 단일 밸류에이션 산식 적용에 대한 이견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무신사가 무탠다드 확장 등을 통해 브랜드 매출을 키우고 있지만 플랫폼 기반 사업 구조 역시 핵심 축"이라며 "어떤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우느냐에 따라 투자자들의 밸류 판단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