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은 순환·자금은 재집중…반도체·금융 대형주로 기관·ETF 유입
연휴 이후도 실적·정책 모멘텀 갖춘 핵심 업종 중심 대응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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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월 들어서만 사이드카를 세 차례 발동하는 등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업종 간 순환이 빠르게 전개되며 증시 랠리에 대한 체감 온도는 낮아졌지만, 실제 수익과 수급은 반도체와 금융 등 핵심 주도주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연휴 이후에도 단기 테마보다는 지수 기여도가 높은 대형 주도 업종 중심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장세에서 두드러진 종목은 반도체와 금융 대형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가격 강세 전망을 배경으로 신고가 흐름을 이어갔고, KB·신한·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 역시 주주환원 기대를 바탕으로 강세를 보였다. 종합투자계좌(IMA) 등 수신 기능 강화 기대가 더해지며 증권주는 금융업종 내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는 롤러코스터 흐름을 이어갔다. 이달 첫째 주에만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사이드카가 세 차례 발동하며 변동성이 극대화됐다. 12일에는 장중 55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후 5400~55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설 연휴 이후 기관 자금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며 20일 사상 최초로 58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도 1월 말 52주 최고점을 경신한 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며 단기 조정 압력이 나타났지만, 19일 하루에만 5% 가까이 오르며 한때 116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20일 조정을 받은 후에도 여전히 지수는 고점권에 위치하고 있다.
이 같은 변동성 확대는 업종별 수익률에도 반영됐다. 최근 3주간 주간 수익률 상위 업종은 매주 교체됐다. 1월 마지막 주에는 비철·목재와 증권, 반도체가 강세였고, 이달 첫째 주에는 은행·소매유통·호텔레저가 상위권에 올랐다. 둘째 주에는 통신과 에너지, IT하드웨어가 상승 상단을 형성했다. 어느 업종도 2주 연속 상위권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단기 모멘텀 중심의 순환매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TF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 상위 ETF에는 은행·금융고배당과 반도체·코스닥150 등 성장 테마가 혼재됐다. 반면 자금 유입 상위 ETF는 반도체, 코스피200, 코스닥150 등 대표지수형과 핵심 섹터에 집중됐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단기 테마형 상품보다 시장 대표지수와 실적 기반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 수급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최근 5거래일 기준 기관 순매수 상위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와 주요 금융지주가 대거 포함됐다. 반면 2차전지와 바이오 등 성장주는 외국인·기관 매도 속에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단기 테마 성격이 강한 업종일수록 변동성 국면에서 수급 이탈이 빠르게 나타나는 구조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과도 맞물린다. 최근 미국 증시는 AI 수익성 우려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경계 심리 속에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기술주 전반이 조정을 받았지만, 메모리 가격 협상력이 높은 업체들에 대한 실적 가시성은 상대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시각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국내 증시는 시가총액 내 반도체 비중이 36%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수 방향성이 결국 반도체 실적과 수급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라는 의미다. 여기에 3차 상법 개정안 논의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 이슈 등 정책 변수는 금융주 재평가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 증권은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 은행은 주주환원 강화, 보험은 배당 매력이라는 각기 다른 모멘텀을 갖고 있지만 ‘실적과 현금흐름 가시성’이라는 공통분모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휴 이후 글로벌 이벤트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순환매가 빠르게 전개되는 상황에서도 기관과 ETF 자금이 반도체·금융 대형주로 재유입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수 영향력이 큰 핵심 업종 중심 대응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시장은 테마는 짧고 주도주는 길게 가는 구조"라며 "연휴 이후에도 반도체와 금융처럼 실적과 정책 모멘텀이 동시에 뒷받침되는 업종이 지수 하단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