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효성·한화 등 펄펄 나는 기업덕에 들썩이는 '창원' 집값
입력 2026.02.24 07:00
    취재노트
    급격한 인구 감소에 위태롭던 창원특례시
    지난해만 1조7000억 이상 기업 투자 유치
    두산에너빌리티, 효성중공업 등 앞다퉈 투자
    몸 값 뛰는 기업덕에 아파트 가격도 들썩
    국평(84㎡) 10억 시대…2021년 전고점에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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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경상남도 최대 도시 창원특례시는 과거 기계·조선·중화학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며 지난 수년 간 전방 산업이 부진했고, 청년층의 이탈이 가속화하며 특례시란 지위가 무색하게 인구수 100만명의 저지선도 위태로웠다.

      지방 소멸의 대표 사례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창원시의 경기가 최근 다시 살아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효성중공업 등 원전·에너지·전력 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방산기업들이 전례없는 활황기에 진입하면서 창원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부동산 가격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창원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부터 상승 추이가 뚜렷하다. 인근에 위치한 부산광역시, 경상남도와 6대 광역시의 평균치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역시 2021년 전고점에 대부분 근접했다. 의창구 중동에 위치한 유니시티1단지 전용면적 84㎡는 올해 1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021년 9월 실거래 최고가는 9억8000만원이었다. 성산구 용호동에 위치한 용지아이파크(전용면적 84㎡)는 2021년 10월 11억2000만원의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최근 지난달 10억5000만원에 팔렸다. 같은 용호동에 위치한 용지더샵레이크파크(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해 11월, 2021년 최고가였던 11억4500만원과 동일한 가격에 매매됐다.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는 2023년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다 지난해 말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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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주요 아파트 가격 상승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수도권의 가파른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풍선효과, 여기에 공급량이 급감한 요인도 존재하지만 최근 창원시에 기반을 둔 대기업들이 호황기에 접어든 점도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한 창원시에는 두산에너빌리티, 효성중공업, LG전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위아, 현대로템 등 대기업들이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원전 및 소형원전(SMR) 등 발전사업으로 재기에 성공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창원에 본사가 있다. 회사는 현재 창원사업장의 가스터빈 연간 생산규모를 2028년까지 1.5배 수준으로 확충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말 열린 이사회에선 창원시에 SMR 전용 공장을 신축하기로 의결하고 총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3월부터 2031년까지 5년간 투자를 진행해 연간 20기의 SMR을 제작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한다는 구상인데, SMR 전용공장을 짓는 건 두산에너빌리티가 세계 최초이다.

      지난 3년새 기업가치(시가총액 기준)가 3000% 이상 불어난 효성중공업 역시 창원시를 대표하는 기업중 하나다. 회사는 초고압 변압기, 유압변압기, 풍력터빈 등 13개의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중이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산업향(向)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효성중공업 역시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방산기업 가운데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역시 창원에 대형 사업장을 운영중이다. 이미 막대한 수주잔고를 쌓아둔 상황. 방위사업에 대한 주목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방산기업들 또한 설비 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리는 추세다.

      호황기에 접어든 대기업들이 앞다퉈 증설에 나서면서 창원시의 투자 유치 규모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창원시와 기업이 맺은 투자협약 규모는 약 1조746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창원시 산단에 위치한 기업들의 상당수가 발전·전력인프라·방위산업 등 이제 갓 전개가 시작된 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단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창원에 기반을 두고 있는 다수의 대기업들은 대규모 수주를 통해 향후 흑자 폭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설·설비 투자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이 호황을 누림에 따라 지역 경제가 완벽하게 회복하는 선순환이 발생하기까진 다소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란 기대감만으로도 지역 경기에 온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 

      쇠퇴를 걱정하던 창원시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듯,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로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난다면 "강남은 한 평에 3억, 경남은 한 채에 3억"이란 말은 구문(舊聞)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기업들의 자생적인 노력만으론 한계가 분명하고, 정치적 또는 정책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