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리츠 규제 개선 모색…두 달 걸리는 유상증자 관행 '도마 위'
입력 2026.02.25 07:00
    연구용역 토대로 내부 검토 착수
    발행가 산정 구조 개선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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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토교통부가 공모·상장 리츠(REITs) 시장의 성장 걸림돌로 지목돼 온 유상증자 제도 개선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발주한 ‘국민의 상장리츠 투자 촉진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 연구’ 용역 결과가 최근 도출되면서다.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발행가 산정 구조를 손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5월 발주한 해당 연구 용역 결과를 최근 수령하고, 세부 정책 수립을 위한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이번 연구는 2001년 리츠 도입 이후 자산 규모가 100조원(자산 기준)을 넘어섰음에도 상장 리츠 시장의 성장세가 더디고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현재 국내 상장 리츠의 일평균 거래량은 코스피200 평균의 약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얕은 유동성은 기관투자자의 진입을 방해하고, 우량 리츠마저 내재 가치 대비 과도한 평가절하를 겪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국토부는 연구 용역 과업 내용(제안요청 사항)으로 ▲상장 리츠 투자자 현황 및 저평가 원인 심층 분석 ▲공급자(리츠)와 수요자(투자자) 관점의 활성화 방안 도출 ▲법령 개정안 및 실무 가이드라인 등 정책 실행 방안 제시 등을 요구했다.

      업계가 꼽는 핵심 과제는 유상증자 과정에서의 부작용 완화다. 리츠는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줘야 하므로 내부 유보금이 적어, 신규 자산 편입을 위해서는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증자 결정 공시 후 신주 상장까지 약 두 달이 소요되는 구조 탓에, 리츠가 장기간 주가 변동성에 노출되는 문제가 지속돼 왔다. 

      실제 NH올원리츠는 2025년 7월 10일 이사회에서 유상증자를 결의한 뒤 8월 27일 발행가를 확정했다. 약 7주가 소요됐다. 이 기간 주가는 약 13% 하락했다. 청약 직전 신주 발행가격을 확정하는 현행 구조상 유상증자 결의 이후 두 달 가량 가격 변동 리스크에 노출되는 셈이다. 

      2024년에도 8개 리츠가 증자를 진행하며 리츠 TOP 10 지수가 연초 대비 10% 이상 하락하는 등 유상증자가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두 달의 절차’가 현행법상 명확한 근거가 없는 관행이라는 점이다. 

      현재 리츠 업계는 과거 자본시장법 통폐합 과정에서 폐지된 옛 규정을 사실상 관행처럼 따르고 있다. 당시에는 최근 1개월·1주일·최근일 평균주가를 비교해 더 낮은 가격을 기준주가로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발행가를 두 차례 산정하는 구조가 사실상 의무였다. 이후 규정 개편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가격 산정은 자율화됐지만, 시장 혼란과 형평성 논란을 우려해 상당수 상장사가 기존 평균주가 할인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관행으로 증자 절차가 장기화되면서, 유상증자 발표 자체가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발행가를 청약 직전에 한 번 더 확정하는 구조상 유상증자 결의 이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최종 발행가도 함께 낮아지게 된다. 결의와 가격 확정 사이에 한 달 이상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리츠는 그 기간 동안 주가 변동성에 노출되고 기존 주주의 희석 부담이 확대되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일본의 경우 증자 공시부터 신주 납입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2주 수준으로, 단기 주가 변동성이 제한적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최근 도출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유증 가격 산정 기간 단축과 절차 간소화를 위한 실무 가이드라인 마련 및 관련 법령 개정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리츠업계 관계자는 “연구용역의 핵심 중 하나는 현행 유상증자 방식의 부작용을 줄일 대안을 찾는 것이었다”며 “유상증자 기간 단축이 주요 논의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한두 달가량 소요되는 절차는 현행 규정에 명시된 기간이라기보다 과거 제도에서 이어진 관행에 가깝다”며 “현실적 필요성과 제도 운영 측면 모두에서 개선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연구 용역 주요 과업에는 연금저축·IRP 계좌를 통한 유상증자 참여 자율화, 거래소 공시 및 증권신고서 절차 개선, 상장 리츠의 코스피200 편입 추진 등 자금 유입 경로를 확대하는 방안이 예시로 제시됐다. 

      이번 연구 결과를 계기로 리츠 투자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제도적 개선안이 얼마나 현실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유상증자 절차를 손보는 데 그치지 않고, 상장 리츠의 구조적 저평가를 완화할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실제 제도 개편까지는 관계 부처 협의와 시장 의견 수렴 등 절차가 남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