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증권사 PF 규제 가시화…자본·유동성 체계 정비까지 확대되나
입력 2026.02.25 07:00
    금융위, 부동산 투자금액 비율 전환…PF 총량 관리 본격화
    금감원장 "모험자본 전제는 건전성"…PF 현장점검 예고
    증시 급등에 증권사 외형 확대…감독 체계 정비 필요성 부각
    NCR·유동성 규율 병행 시 체급별 부담 차별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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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대한 총량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감독의 초점이 자본건전성 지표(NCR)와 유동성 관리체계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들어 증시가 급등하며 증권사 실적과 시가총액이 빠르게 확대되는 국면에서, '외형 성장에 상응하는 건전성 관리' 필요성을 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까닭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규정변경예고하며 증권업 부동산 건전성 규제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기존 '부동산 채무보증 비율' 중심 규제를 '부동산 투자금액 비율'로 전환하는 것이다. 보증뿐 아니라 대출·투자 등 실질적 위험을 포괄해 PF 익스포저를 총량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정상·요주의 여신의 충당금 적립률 조정,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국내 주거용 부동산 대출에 대한 위험값 적용 방식 정비 등도 포함됐다. PF를 단순 보증 관리가 아닌 자산 전반의 위험가중·적립률 체계로 재설계하는 1단계 조치로 해석된다.

      감독 메시지도 강화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금융투자협회에서 23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증권사는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자본시장의 자금이 실물경제로 흐르게 하는 핵심 도관이 돼야 한다"라며 "모험자본 공급의 기반이 되는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에 힘써달라"라고 밝혔다.

      이어 "증권사의 부동산 PF 부실여신 잔액은 타 권역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정리가 지연되거나 영업행위에 문제가 있는 회사에 대해서는 현장점검을 실시하겠다고 예고했다. PF 리스크를 여전히 업권 핵심 감독 이슈로 보고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2월 들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증권주가 동반 급등했다. 일부 대형 증권사는 연초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업권 전체 시가총액과 자기자본 규모도 빠르게 확대됐다. 브로커리지 호황과 트레이딩 수익 개선 기대가 맞물리며 증권사의 수익 창출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발행어음·IMA(종합투자계좌) 확대 등으로 사실상 여수신 기능이 강화되는 구조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업계에서는 PF 규제 이후 자본·유동성 체계에 대한 추가 정비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PF 총량 규제가 자산 측면의 1단계 조치라면, 다음 단계는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관리 체계의 정합성을 점검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 역시 "은행과 비교하면 증권사는 수신 기반이 약해 충격이 발생할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먼저 부각될 수 있다"며 "당국이 증권사 체형에 맞는 유동성 지표를 정교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는 당근과 채찍을 함께 쓰는 구조인데, 제도 설계에 따라 중소형사가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NCR 산정체계의 실효성 논란도 배경으로 꼽힌다. 현행 NCR은 필요유지자기자본(분모)이 인가·등록 업무에 따라 사실상 고정돼 있어 회사 규모나 위험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동일한 분모를 적용받는 사례도 적지 않아, 체급 차이를 반영한 지표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감독 범위가 자산(PF) 규제에서 자본(NCR)·유동성 체계로 확대될 경우, 체급별 영향은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자본 여력이 충분한 대형사는 제도 변화에 비교적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반면, PF 의존도가 높거나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는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