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막히자 자동차로…저축은행, 자동차담보대출 경쟁 확산
입력 2026.02.27 07:00
    대형사 중심 취급 확대…중소형사도 뒤따라 상품 강화
    기타 대출로 분류돼 DSR 비적용…규제 사각지대 지적
    "자금·여신 대형사 쏠림 심화…저축은행도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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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저축은행업권에서 자동차담보대출(차담대) 잔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저축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동차담보대출을 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캐피탈사가 주도해 온 영역에 저축은행이 빠르게 침투하면서 시장 구도가 재편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을 위시한 다수의 저축은행이 차담대를 취급하고 있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취급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중소형사들 역시 관련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수요 증가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대출 중개 플랫폼인 핀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핀다 앱에서 전체 승인 한도 조회 중 차담대 한도조회 비중은 26.23%로 집계됐다. 승인 한도를 조회한 이용자 4명 1명이 차담대 상품을 살펴본 셈이다. 지난 1월 기준 차담대 총약정 금액도 전년 동월 대비 25.2% 증가했다.

      차담대는 차주가 보유한 자동차의 담보가치를 기반으로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할부 차량도 담보 설정이 가능하고, 개인신용대출 대비 심사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기업대출 포트폴리오가 부동산, 건설업에 편중돼 있던 구조에서 벗어나 자산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특히 최근 부동산PF 신규 취급이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담보가 명확하고 회수 절차가 비교적 표준화된 차담대가 대안 자산으로 부상했다. 일부 저축은행은 금리를 소폭 인하하거나 한도를 확대하며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차주 입장에서도 차담대가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신용대출 문턱이 높아진 영향이다. 특히 2금융권 신용대출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낮은 담보대출로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제도적 환경 역시 확산 배경으로 꼽힌다. 차담대는 법적으로 기타대출로 분류돼 일반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개인사업자 명의로 신청할 경우 DSR 산정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차주의 신용도와 차량 담보가치를 합산해 차량 가치 이상으로 한도를 책정하고, 소득 증빙을 요구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업계 안팎에서 '규제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저축은행들은 담보 기반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차량에 근저당을 설정하고 위치 확인, 압류·회수 체계를 갖추면 부실 발생 시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일부 저축은행은 차량 압류와 회수를 위한 전담 조직과 인력을 별도로 두고 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다만 외형 확대 속도에 비해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고차 가격 변동성과 중·저신용 차주 비중 확대에 따른 연체율 상승 가능성은 변수다. 회수 비용과 평판 리스크도 무시하기 어렵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서민금융 기반이 있는 대형 저축은행들은 기존 고객층으로 (차담대 관련)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대형사가 앞장서자 다른 중소형사들도 따라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 상향으로 큰 폭의 자금 이동을 기대했지만, 시장에서 보던 머니무브는 없었다"며 "결국 자금과 여신 모두 대형사로 쏠리면서 업권 내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